이게 무슨 징크스까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저의 경우 외국인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면 꼭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ㅠ
#01
그 첫번째가 예전에 칭다오에서 중국어 어학연수할 알게 된 일본인 언니였는데,
심지어 한국인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한국에서 결혼을 하는데도 갈 수가 없었네요;;
당시에 제가 어떤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국제박람회에서 對중국 관련된 모든 업무와 박람회 당일 행사 진행까지 모두 담당하기 위해
잠시 어떤 신문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하필이면 그 박람회 날짜와 일본인 언니의 결혼식 날짜가 겹쳤던 겁니다.
일반 회사 같으면 그날 딱 휴가계를 낼 수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그날을 위해 취업을 하게 된거라서 도저히 일을 뺼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ㅠ
그래서 그냥 결혼 전에 언니네 어머니, 아버지가 일본에서 건너 오셔서 함께 저녁 식사하고,
또 중국에서 알던 일본인 친구들이 결혼식 참석한다고 대거 건너와서 함께 식사하고,
식사만 여러 번 하고 정작 저는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것 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큰 실수를 한 것 같네요.
당시 너무 어려서 축의금이나 이런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해서 따로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언니를 따로 만났을 떄 인사동 어딘가에서 구입한 원목 장승 세트를 선물로 줬었습니다.
이게 옛날에는 마을 입구마다 있었는데, 그 마을을 지켜준다는 의미이다. 너의 가정의 지켜준다는 의미로 이 선물을 준다..고 설명을 해줬지요ㅎ
그것 자체도 그리 싼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축의금을 줬어야했는데!-_-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더라도 친구에게 계좌를 받아서 축의금을 따로 챙겨준다는 걸 알게 된 건 몇년 뒤였습니다.
언니가 한국인과 결혼을 해서 명절마다 일년에 두 번씩 한국에 꼭 들어왔었습니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이미 몇번 만났기 때문에 이제와서 축의금 못 준 이야기를 꺼낸다면 상황이 이상해져버리는 때가 되어버렸습니다.
한번 타이밍 놓치는 바람에 십여년째 계속 만날 때마다 찝찝한 기분이 남아 있네요.
대신 만날 떄마다 조그만 선물을 준비해서 주고 있습니다.ㅎ
#02
재작년에 제가 다니는 학과에 산동대에서 장기연수를 온 중국 친구가 있었습니다.
과에서 중국어를 잘 하는 사람이 물어서 제가 그 친구를 보조하는 일을 도맡다보니 무척 진한 사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연수 도중에 이미 결혼 날짜가 잡혀 있는 상태라서 중간에 결혼식을 치르러 중국에 한번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친하지만 결혼식에 못 가는 상황이 또 발생ㅋㅋ
친구가 중국에 두 번 들어갔다 왔는데 한번은 약혼식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약소하게 웨딩데이 소이캔들과 웨딩부케 향 핸드크림을 선물로 줬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중국에 들어갔을 떄는 정말 결혼식을 위해서였습니다.
그 때는 또 인사동에서 구입한 원목 원앙세트를 선물로 줬습니다. 특별히 보자기에 싸여 있는 걸루요ㅋ
자세히 보면 원앙인지 오리인지 잘 모르게 생겼습니다. 허헛
보자기의 끈이 나일론만 아니었다면 좀더 고급스러웠을지도 모르겠네요ㅎ
어쨌든 친구에게 전달~! 하고 의미도 설명해줬는데 반응이 그냥 그렇습니다ㅠ
아, 역시 축의금을 줘야 했나.. 하는 생각이 요즘 가끔 드네요.ㅋ
물론 친구의 반응이 그냥그랬던 건 선물 때문은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원래 반응이 별로 없는 친구입니다^^;;
이 친구의 경우에는 중국에서 결혼식을 해서 축의금을 줘야한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선물보다는 축의금 제대로 챙겨주는 게 더 중하다는 생각이 요즘 자꾸 드네요ㅎ
#03
대학원 석사 때부터 거의 8년 동안 친하게 지낸 인도 친구가 있는데 이번 봄에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박사 졸업하고 자리를 구하지 못해 델리와 서울을 오락가락 하더니 일년 만에 서울에서 임용도 되고, 배우자를 찾아서 결혼도 하게 됐네요.
처음에 친구가 제게 연락했을 때는 결혼식을 인도에서 하는데 저를 초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베이징에 와있고, 인도 갈 때 비자가 필요지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중국에서 나가면 다시 들어올 때 비자 문제가 귀찮아지기 때문에 쉽사리 혼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비행기표를 마련해주겠다고 했는데 다른 곳에 들어갈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하는건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친구가 본인이 다닌 대학(델리대학교)이 있는 인도의 수도 델리가 아닌 고향에서 결혼식을 치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말로는 델리에는 외국인이 많아서 제가 가더라도 크게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본인의 고향은 시골이라 상황이 조금 다르다더라구요.
위험하기도 하고 화장실이나 가옥 구조도 제가 머무르기에는 많이 불편할 수도 있다고;;;
결국 저는 가지 않기로 결정했고, 또 외국인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게 되었습니다. 허헛
아직 선물 또는 축의금을 주지 못했는데 곧 만나게 된다면 이번에는 깔끔하게 축의금을 건네줘야겠습니다.ㅎ
#04
최근에는 또 다시 중국인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친구라기 보다는 5살 아래의 동생이죠.
한국인 남성과 결혼을 하게 돼서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역시나 제가 베이징에 있는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축하 인사 남기는 영상에 딱 한마디만 남겨 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해줬어요.. 미앙ㅠ
이 친구는 학술대회 참석하러 베이징 올 일 있을 때마다 제게 필요한 물건들을 한가득 챙겨와주는 정말 착한 동생입니다.ㅎ
어설픈 선물 주지말고 축의금 꼭 챙겨줘야겠습니다^^;
'Ordinaries > 보통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부 인민폐 유통 중단 (0) | 2018.04.08 |
---|---|
나의 캐리어 구입 역사 (0) | 2018.03.30 |
미국인 친구와 함께 본 영화<게이트> (0) | 2018.03.21 |
드디어 <난타> 관람! (0) | 2018.03.19 |
[뮤지컬] 내가 만약 사람이라면 (0) | 2014.05.23 |